직원이 퇴사한 뒤 본인 명의로 특허를 출원했다고 해서 곧바로 개인발명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재직 중 연구했다는 이유만으로 특허가 언제나 회사 소유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발명이 실제로 언제 완성되었는지, 회사 업무범위와 직원의 현재 또는 과거 직무에 속하는지, 그때 적용되는 직무발명 승계 계약이나 근무규정이 있었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현행 발명진흥법이 적용되는 발명이라면, 회사가 직무발명에 관한 사전 승계 계약·근무규정을 두었을 때 원칙적으로 권리는 발명 완성 때 회사에 승계됩니다. 다만 회사가 법정기간 안에 승계하지 않겠다고 통지한 경우는 다릅니다. 사전 승계규정이 없다면 회사가 직원 의사에 반해 일방적으로 권리 승계를 주장할 수 없고, 회사가 권리를 승계했다면 직원의 정당한 보상권도 별도로 검토해야 합니다.
분쟁의 첫 질문은 ‘누가 먼저 출원했는가’보다 ‘어떤 기술적 사상이 언제 완성되었고, 그때 어떤 직무와 규정이 적용되었는가’입니다.
출원일과 발명 완성일은 같은 날짜가 아닙니다
특허출원서는 발명이 정리된 뒤 작성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출원일은 객관적으로 확인하기 쉽지만, 기술적 사상이 완성된 시점과 일치한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퇴사 뒤 명세서를 작성하고 출원했더라도 핵심 구성이 재직 중 이미 완성되었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재직 중 막연한 구상만 있었고 퇴사 후 별도의 실험과 설계를 통해 해결수단이 구체화되었다면 사실관계가 달라집니다.
발명 완성 여부는 이름을 붙인 날이나 아이디어를 처음 말한 날만으로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특허청구범위에 들어간 기술적 구성과 그 작용·효과가 실제로 실시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화된 시점을 자료로 찾아야 합니다. 출원 명세서의 각 청구항을 연구노트, 설계 파일, 소스코드 커밋, 실험결과와 연결해 시간표를 만드는 이유입니다.
회사와 직원 모두 날짜만 골라 주장하기보다 다음 세 단계를 나누어 정리하는 편이 좋습니다.
- 착상 단계 — 해결하려는 문제와 대략적인 방향만 제시된 시점
- 구체화 단계 — 구성요소와 결합관계, 작동원리가 설계·구현된 시점
- 검증 단계 — 실험·시제품·테스트로 효과를 확인하고 출원 문서로 정리한 시점
분야에 따라 실험이 반드시 발명 완성의 조건인 것은 아니며, 시제품이 있어야만 완성되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각 단계의 자료는 핵심 기술이 언제 구체화되었는지 판단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재직 중 발명이라도 ‘직무발명’ 요건을 따져야 합니다
발명진흥법 제2조 제2호는 직무발명을 두 요소로 정의합니다. 먼저 발명의 성질이 회사의 업무범위에 속해야 합니다. 그리고 발명에 이르게 된 행위가 직원의 현재 또는 과거 직무에 속해야 합니다. 단순히 회사에 고용되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발명이 직무발명이 되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회사의 사업영역, 연구부서의 과제, 직원의 직무기술서, 실제 업무지시와 프로젝트 참여내역을 함께 보아야 합니다. 직함만으로 판단하기도 어렵습니다. 명목상 관리자인 사람이 구체적인 기술적 착상과 구현에 기여했는지, 다른 부서 직원이 정식 업무는 아니지만 회사 과제를 수행했는지 등 실제 역할을 확인해야 합니다.
회사 장비를 썼거나 근무시간 중 생각했다는 사실도 관련 자료이지만 그것 하나로 권리 귀속이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직원이 입사 전에 이미 가진 기술인지, 회사 업무와 무관한 개인 연구인지, 재직 중 업무를 통해 새롭게 완성된 것인지 구별해야 합니다.
현행 자동승계는 ‘사전 규정’이 있을 때 작동합니다
발명진흥법 제12조는 종업원이 직무발명을 완성하면 지체 없이 그 사실을 사용자에게 서면으로 알리도록 합니다. 전자문서도 포함되며, 두 명 이상이 공동으로 완성했다면 공동으로 알려야 합니다. 회사의 신고 양식이 있다면 발명 제목만 적지 말고 발명자별 기여와 핵심 구성, 완성시점 자료를 함께 남기는 것이 좋습니다.
현행 제13조에 따르면 회사가 직무발명에 대해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 등을 미리 승계하도록 하는 계약이나 근무규정을 정해 둔 경우, 그 권리는 원칙적으로 발명을 완성한 때부터 회사에 승계됩니다. 지식재산처는 이 제도를 종전의 승계통지 시점에서 발명 완성 시점으로 바꿔 승계 전 이중양도 위험을 줄인 자동승계 구조로 설명합니다.
그러나 사전 승계규정이 있다는 말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그 규정이 발명 완성 당시 누구에게 적용되었는지, 직무발명의 범위와 신고·승계 절차가 무엇인지, 회사가 규정을 제대로 알리고 운영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회사가 종업원의 신고를 받은 날부터 4개월 안에 그 발명을 승계하지 않겠다고 통지하면 자동승계의 예외가 될 수 있으므로 신고 접수일과 불승계 통지 여부도 빠뜨릴 수 없습니다.
사전 승계 계약이나 근무규정이 모두 없는 회사는 신고를 받은 뒤 승계 여부를 서면으로 알리더라도 직원의 의사와 다르게 권리를 가져갈 수 없습니다. 퇴사 뒤 분쟁이 생긴 다음 새 규정을 만들었다고 해서 과거 발명에 그대로 적용할 수도 없습니다. 발명 완성 당시의 법령과 계약·규정이 무엇이었는지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발명자와 권리자는 서로 다른 개념입니다
특허출원서에는 실제 발명자를 표시하고, 출원인은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사람이나 법인이 됩니다. 직무발명의 권리가 회사로 승계되더라도 실제 창작에 기여한 직원의 발명자 지위가 회사로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직원 이름이 발명자로 적혔다는 사실만으로 출원권까지 직원에게 남아 있다고 결론 내릴 수도 없습니다.
공동발명이라면 더 세밀한 확인이 필요합니다. 여러 직원과 외부 공동연구자가 참여했다면 각 사람이 청구항의 구체적인 기술적 사상 완성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 살펴야 합니다. 회의 참석, 예산 승인, 일반적인 목표 제시만으로 발명자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실험을 직접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기여가 부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회사가 승계했다면 보상 문제는 남습니다
발명진흥법 제15조는 종업원이 직무발명에 대한 권리를 회사에 승계하게 하거나 전용실시권을 설정한 경우 정당한 보상을 받을 권리를 인정합니다. 회사가 직무발명규정에 따라 권리를 취득했다고 해서 보상 검토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회사는 보상형태와 보상액 결정기준, 지급방법이 명시된 보상규정을 작성해 종업원에게 서면으로 알리고, 규정 작성·변경 과정에서 필요한 협의나 동의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구체적인 보상액도 서면으로 알려야 합니다. 퇴직했다는 이유만으로 이미 발생한 보상 문제를 자동으로 닫아서는 안 됩니다. 지식재산처의 직무발명 안내서도 보상내용 통지 항목에서 퇴직자에 대한 통지를 별도로 다룹니다.
보상액은 일률적인 숫자로 정할 수 없습니다. 회사가 얻을 이익과 발명 완성에 회사와 직원이 공헌한 정도, 해당 규정과 실제 실시·처분 상황 등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출원보상금을 지급했다는 사실과 이후 실시·처분에 따른 보상이 모두 끝났는지도 구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양측이 같은 형식으로 증거 시간표를 만드세요
회사는 다음 자료를 발명별로 모아야 합니다.
- 발명 완성 당시 근로계약서, 취업규칙, 직무발명규정과 적용·공지 기록
- 조직도, 직무기술서, 연구과제 계획서, 업무지시와 회의 기록
- 연구노트, 소스코드 이력, 실험데이터, 설계도면과 시제품 버전
- 직무발명 신고서, 접수시각, 공동발명자 확인과 불승계 통지 여부
- 특허출원서·명세서, 출원인과 발명자 변경 기록, 보상 산정·통지 자료
직원은 입사 전 보유기술을 보여주는 파일과 공개자료, 재직 중 실제 담당업무, 퇴사 전후 개발본의 차이, 회사에 제출한 신고와 회사의 답변을 보존해야 합니다. 개인 컴퓨터를 사용했다는 사실만으로 개인발명이 되는 것은 아니므로, 어느 장비를 썼는지보다 청구항의 핵심 구성이 언제 어떻게 완성되었는지를 설명할 자료가 중요합니다.
각 자료에는 작성자, 생성·수정일, 저장 위치와 상대방에게 전달된 시점을 표시하세요. 사후에 새로 만든 요약본만 제출하기보다 당시 생성된 원본과 메일·버전관리 기록처럼 제3자가 확인할 수 있는 흔적을 함께 묶는 편이 좋습니다.
명의변경을 요구하기 전에 네 가지를 먼저 확인하세요
- 완성시점 — 출원 청구항의 핵심 구성이 퇴사 전후 어느 시점에 구체화되었는가?
- 직무 관련성 — 회사 업무범위와 직원의 실제 현재·과거 직무에 속하는가?
- 승계 근거 — 당시 적용되는 계약·근무규정과 신고·불승계 통지 기록이 있는가?
- 발명자·보상 — 실제 발명자는 누구이며 회사가 승계했다면 정당한 보상 절차를 밟았는가?
회사는 이 검토 없이 곧바로 전 직원에게 출원인 명의변경이나 특허 포기를 요구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직원도 회사 자료를 삭제·반출하거나 발명을 외부에 공개하고 제3자에게 권리를 넘기기 전에 비밀유지와 권리귀속을 확인해야 합니다. 내용증명, 출원인 명의변경, 특허권 이전, 보상 청구 가운데 어떤 대응이 필요한지는 사실관계와 권리 상태에 따라 다릅니다.
특히 현행 자동승계 규정이 적용되기 전 완성된 발명이라면 당시 법에 따른 별도의 승계통지 구조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퇴사일이나 출원일 하나만 보고 현재 조문을 소급해 결론 내리지 말고, 완성 당시 법령과 사내 규정을 기준으로 시간표를 다시 구성해야 합니다. 개별 사건의 발명 완성시점, 규정의 효력과 적용범위, 통지, 실제 직무와 기술적 기여에 따라 권리귀속과 보상의 결론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